[2014/01/12] 웹 2.0과 플랫폼 경제학
보려던 겨울 바다는 롤백되고, 이슈와 함께 마무리되고 있는 일요일, 2014년 첫 서평.
"김태우, 미코노미 - 웹 2.0과 플랫폼 경제학"
1.
웹 기획 관련 책을 구입하면서 부록(?)으로 같이 온 책이었는데 2006~2007년에 쓰여지고 2008년에 출간된 책이라 사실 이미 너무 알려진 내용들도 많고, 그 사이 너무 변해버린 부분도 많다. 당시, '참여'로 표방되었던 새로운 웹의 흐름을 읽어냈지만 지금의 시각에서 보면, 약간 진부해진 내용들도 있고. (당연하게도, '모바일'에 대한 내용은 없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의 내용들은 잘 정리가 되었는데, 그 중 인상깊었던 것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정보가 풍부한 세상은 정보의 풍요로움이 다른 것의 빈곤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빈곤의 대상은 정보가 소비하는 것이며 그것은 바로 정보를 받는 사람의 주목이다. 따라서 정보의 풍요는 주목의 빈곤을 가져오며, 이에 넘쳐나는 정보 사이에서 주목을 효율적으로 할당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허버트 사이먼, 인지과학자]
3.
쉬운 예로 검색이 있다. 다른 어떤 시기들보다도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지만, 이는 또 다시 '선별'의 노력을 가해야만 하는 시대로 이어졌다. 사실, '개인화'된 정보가 아니라면 엄밀히 그건 아직 '정보'가 아니다. '모으는' 것까지는 검색엔진이 해주지만, 거기서 사용자들은 다시 '찾아'야한다. 최근의 기술은 2번째의 노력을 '최대한 감소'시켜주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
즉, 얼마나 '필터링'해서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인데, 사실 필터링은 조건에 맞는 걸 '추출하는' 것 뿐만 아니라, 조건에 맞지 않는 것을 '걸러내는' 것도 요구된다. 이를 얼마나 자동화해낼 수 있는가가 관건인데 네이버가 검색으로 현재의 위치를 점유하게 된 것은 사실 이걸 잘해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초기의, 엄청나게 모으는 작업 그리고 원하는 1이 있다면 그 1을 포함하여 유사한 것까지 100 혹은 그 이상을 보여주는 것을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 아닐까. ) 네이버에는 나오는데, 다음에는 안 나와, 라는 말은 네이버가 크롤링을 더 잘 한다는 의미지 필터링을 잘 한다는 말은 아닐 것 같다는 뜻이다. (물론 크롤링이 되어야 필터링을 어찌해 보겠지만서도;)
4.
여튼, 여기서 또 난점이 하나 있는데 사실 많은 검색엔진들은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들이는 노력을 조금이나마 줄여주기 위해 (=좀 더 효과적인 필터링을 위해) 개인화된 검색 설정 기능을 제공하는데 (이를테면, 주 검색 카테고리/지역정보 등등을 미리 설정하게 하여) 많은 유저들은 사실 이걸 모르거나 귀찮아하거나 (적극적으로는 개인정보이슈로) 거부한다.
한 번 셋팅해두면, 장기적으로는 본인이 들여야되는 노력이 훨씬 줄어들 수 있을텐데도 매번 귀찮은 작업을 반복하는 건, 개인화된 설정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생각보다 아주 단순하게 서비스를 사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양질의 결과를 요구하며, 나아가 서비스 자체가 그 개인화 노력을 대신 해 주려 하는 것 (위치, 사용정보수집)은 것에는 뚜렷한 거부감이 있다. 수많은 정보들, 더 적은 주목들, 단순한 사용패턴, 개인정보에 대한 민감성, 너무나도 다양한 대체서비스들과 만족이든 불만족이든 누적되는 사용자 경험까지. 검색이든, 서비스든, 비즈니스든 쉽지가 않다. 특히, 2등사업자에게는 더더욱.
5.
DA는 필터링 대신 타겟팅이라는 말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큰 틀에서는 위에서 적은 것과 유사한 고민지점들이 있을 것 같다. 사실 더더욱 고민되는 건, 무언가 새로운 걸 고민하기에도 벅찬데 이미 있는 것을 운영하고 유지보수하는 것 역시 상당한 리소스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요걸 균형감있게 잘 다루는 이들이(+서비스나 비즈니스도) 쭉쭉 치고 나가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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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으로 좀 더 이해도가 깊어졌으면 좋겠고, 기획이나 UX적인 측면의 경험/숙련도도 높아졌으면 좋겠다.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게 너무 많고, 기획하고 나니 다시 보면 실망스러운 것도 많고, 기술적인 것을 알지 못해 한계가 느껴지는 것도 많다. 사실 운영업무만도 벅찰 때가 있고.
아직 먼 이야기지만, 2~3년 뒤 쯤엔 정말 멋진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