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2014/06/14] 신 1~3

The uprooted 2014. 10. 5. 13:04

넓고 깊은 것을 고작 바다라고 생각했다니. 이 작가는 아예 전 우주를 그 대상으로 삼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신 1~3"

1. 
(위키백과에 따르면)
신은 신앙의 대상으로서, 대체로 초자연적인 능력을 가진 존재를 말한다. 여기서의 존재는 물질적인 공간의 점유를 반드시 의미하지는 않는다. 신앙은 신에 대한 믿음을 말한다. 믿음은 어떠한 가치관, 종교, 사람, 사실 등에 대해 다른 사람의 동의와 관계 없이 확고한 진리로서 받아들이는 개인적인 심리 상태를 말한다.

2. 
(에드몽 웰즈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 따르면)
무언가를 처음하는 사람은 누구나 세 종류의 적을 만나게 되어 있다. 첫번째는 똑같은 것을 만들어서 경쟁하려는 자들이고, 두번째는 반대되는 것을 만들어서 실현시키려는 자들이며, 세번째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들이다. 대개는 세번째 부류가 가장 신랄한 비판자들이다.

3.
(주인공 미카엘 팽송에 따르면)
인간은 행복해지는 것을 만들려고 하기보다, 불행한 것을 줄이려고만 한다. 공포는 사람들의 삶을 이끄는 가장 큰 감정형태이다. 이러한 공포는 대개 '믿을 만한' 상상력에서 시작된다. 공포는 다시 순응으로 이어진다. 어떠한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그것에 대한 공포를 통해 대응한 결과로 다행히 피해간 것이라 생각한다. 어떠한 일이 일어나면. '거 봐, 내가 뭐랬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니까.'라는 말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4.
(철학 전공 지식을 좀 써먹어보면)
없음이란 개념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존재하는 개념을 부정하는 형태로만 정의되는 유일한 개념이다. '어떠한 것의 없음'을 상상해내려면, 제일 먼저하게 되는 일은 그 '어떠한 것'을 떠올리는 일이다. 이는 철학의 오랜 화두인 '신 존재' 논쟁에서도 발견된다.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이들은, 신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신의 존재를 긍정하는 이들은, 신이 존재하지 않는 증거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자연언어적으로는 상반된 입장이지만, 기호논리학적으로는 같은 논리구조를 같는다. 그래서 결론은 없다. 집합과 여집합이 유일하게 함께 가질 수 있는 부분집합은 (모든 집합의 부분집합인) 공집합뿐이다. 

5.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이렇게 말한 건 아니지만)
거의 모든 것의 창조는 이미 존재하는 것들의 발견과 그들의 조합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누구나 알고 있고 누구나 하는 질문을 정교하게 조합하고 엮어내서 하나의 세계를 다시 거대하게 창조했다. 유대인의 역사와 그리스-로마신화는 물론, 거의 모든 세계사(인류가 존재하기 이전의 역사를 포함한다면 거의 전지구사)를 약 2000페이지의 책에 써내려갔다. 결말의 방식은 요슈타인 가아더의 '소피의 세계'에 대한 오마주라고 본다.(그가 그 책을 모를 리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연이겠지만, 베르베르의 첫 작품 '개미'와 '소피의 세계'는 같은 년도에 출간되었다.) 

6.
(요즘 하는 일이 그래서인지 몰라도)
빠른 계산을 하고 싶은 욕구는 파스칼과 라이프니츠에 의해 컴퓨터의 원조 격인 전자식 계산기로 나타난다. 다양하고 많은 계산을 하고 싶은 욕구는 지금 컴퓨터의 시조 격인 (수학적 알고리즘 구현이 가능한) 튜링 기계로 구현된다. 계산하고자 하는 것을 매번 입력할 수 없으니 저장해 놓고 쓰면 좋겠다는 생각은 폰 노이만에 의해 기억장치에 프로그램을 내장하는 방식의 디지털 컴퓨터로 고안된다. 처리된 데이터의 관리를 쉽게 하고 싶고, 이러한 데이터에 쉽게 접근하고 싶고, 접근을 넘어선 공유를 하고 싶고, 아무데서나 이러한 행위를 하고 싶고.. 그 과정에 기여한 수많은 이들에 의해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적는게 가능해진 시대가 왔다. 다음은 무얼까? 아직 충족되지 않은 욕구는 반드시 그를 충족시켜주는 컴퓨팅의 형태로 (언젠가는) 등장하게 될 것이다. 다만, 이미 존재하는 것에 대한 싫증 역시 욕구의 한 형태라면, 어떠한 것이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소멸하는 형태로 등장할 수도 있다. 컴퓨터의 역사와 미래를 짚어보는 건, 의외로 많은 사회적 함의를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5월 말부터 2~3주 간 회사 업무 관련 책과 요 위의 책을 읽고 났더니, 머리가 어질어질해서 중화가 필요하다 싶어졌다. 그래서, 오늘부터는 정약용의 (유배생활 글을 엮어둔)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읽기로 했다.


신. 1: 우리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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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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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2: 신들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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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3: 신들의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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