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26] 작가란 무엇인가 (1)
서평이라기 보다, 공부하는 마음으로 정리. 총 12명의 소설가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로 이루어진 책. 느끼는 것이 많다. 내용이 길어져서 3명 씩 4번에 걸쳐 적어야겠다.
"작가란 무엇인가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인터뷰"
0. 김연수의 추천사
- 마르케스, 작가는 글을 쓰는 매 순간 절대적으로 제 정신이어야 하며 건강해야 한다. 글 쓰는 행위는 희생이며, 경제적 상황이나 감정적 상태가 나쁘면 나쁠수록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낭만적인 개념의 글쓰기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한다.
- 김연수, 재능은 데뷔할 때만 필요하다. 그 다음에는 체력이 필요할 뿐이다.
- 윌리엄 포크너, 우리 모두는 우리가 꿈꾸는 완벽함에 필적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불가능한 일에 얼마나 멋지게 실패하는가를 기초로 우리들을 평가한다. 나는 만일 내 모든 작품을 다시 쓸 수만 있다면 더 잘 쓸 것이라고 확신한다.
1. 이론화할 수 없는 것에 대하여 : 움베르트 에코
- 48세가 되던 1980년, 장미의 이름 출판
- 비밀은 내용없이 텅 비어 있을 때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 이론적인 글과 소설 쓰기의 간극, "우리가 이론화 할 수 없는 것은 이야기해야 한다."
- 모순이야 말로 소설의 핵심이다. 노파를 죽이는 것은 윤리학 논문에서는 F지만, 소설에서는 걸작 '죄와 벌'이 된다,
- 장미의 이름은 2달, 푸코의 진자는 8년이 걸렸다.
-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고 나면, 말은 거의 저절로 생겨난다.
- 자료 연구는 여러 가지 구체적인 재약들을 내가 만드는 세계에 설정하는데 필요하다.
- 정해직 규칙과 계획없이 글을 쓴다.
- 어떤 비평가는 에코에 대해, 그의 책이 평범한 독자에게 주는 주요한 매력은 독자 자신이 스스로의 무지에 수치심을 느끼기 때문이며, 그 수치심이 당신의 화려함에 대한 순진한 존경심으로 바뀌는 것이라는 평을 하기도 했다.
- 나보코프, 나는 문학을 두 종류로 나눈다. 내가 썼더라면 하고 바라는 책과 내가 쓴 책이다.
- 비판적인 창조성 - 우리가 현재 하고 있는 것을 비판하거나 그 일을 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을 만들어내는 것 - 만이 지식인 역할의 유일한 징표
- 완강한 무관심을 계발하려면 어떤 분야의 지식에 자신을 한정해야 한다. 모든 걸 다 배우려고 들지 않도록 스스로를 억제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
2. 전통으로부터의 해방 : 오르한 파묵
- 31세가 되던 1982년, 제브데트 씨와 아들들 출판
- 나는 마치 사무원처럼 일한다.
- 두 개의 소설을 같은 양식으로 쓰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다.
- 다른 사람으로 위장하기, 다른 사람들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에 대한 불안
- 소설가들은 공동체에 속하지 않고 공동체의 기본적인 본능을 공유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직접 체험하고 있는 문화와는 다른 문화를 가지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사람. 일단 그의 의식이 속한 공동체의 의식과 달라지면 그는 국외자, 외로운 사람이 된다. 텍스트의 풍요로움은 국외자의 관음증적 시선으로부터 온다.
3. 가짜 세계에서 찾는 실제 : 무라카미 하루키
- 31세가 되던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출판
- 초현실주의가 아닌 리얼리즘 100%의 소설을 쓰고자 했고 그것이 노르웨이의 숲
- 리얼리즘적인 책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고, 그 책으로 인해 다른 책에도 흥미를 가질 수 있게 되길 바랐다.
- 직설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내러티브의 어조와 종종 이해하기 어려운 플롯의 결합
- 뭔가 설명할 때는 아주 친절하게 해야 한다. 만일 작가가 '괜찮을 거야. 나는 이미 알고 있으니까 독자들도 알겠지.'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아주 오만한 것이다. 쉬운 언어와 훌륭한 은유, 좋은 알레고리를 사용해야 한다.
- 첫번째 책을 끝나는 데 열달이 걸렸고, 상을 받았다. 그 과정을 보며 "그래, 현실은 현실이고 나는 작가야. 안 될 이유도 없지."라고 생각했다.
- 비평보다는 번역을 좋아한다.
- 초고를 네 번에서 다섯 번 정도 수정한다. 초고를 쓰는 데 6개월, 수정하는데 6-7개월을 보낸다.
- 규칙적인 일과와 꾸준한 신체 운동, 하루 여섯시간의 글쓰기
- 새 소설을 쓸 때마다 이전의 구조를 파괴해버린다. 새로운 주제, 새로운 한계, 새로운 비전을 새 책에 집어넣는다.
- 두 가지 분명한 유형의 여성들. 주인공이 근본적으로 진지한 관계를 갖는 유형이 하나, 이들은 자주 사라져버리고 그 기억이 주인공들을 괴롭힌다. 또 다른 여성 유형은 나중에 등장해서 그의 추적을 돕거나 아니면 반대로 그가 (먼저의 여자를) 잊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두 번째 유형의 여성은 솔직하고 괴짜이면서 성적으로도 분방하고, 주인공은 진정한 관계를 맺어본 적이 없던 사라진 여성들보다 이 두 번째 유형의 여성들과 훨씬 더 따뜻하고 유머 넘치는 관계를 맺는다.
- 유머가 있으려면 아주 초연해야 한다. 진지해지면 불안정해진다. 그것이 진지함이 갖는 문제다. 유머를 구사할 때는 안정감을 느낀다. 미소를 지으며 싸울 수 없기 때문이다.
- 한 남자가 그의 욕망의 대상에서 버림받거나 아니면 욕망의 대상을 잃어버린다. 그리고 욕망의 대상을 잊어버릴 수가 없어서, 잃어버린 것을 다시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되는 가능성 - 즉, 자신과 독자가 알고 있는 삶은 결코 제공할 수 없는 가능성 - 을 제공하는 듯한 다른 세계에 끌린다.
- 그가 뭘 발견했는지가 아니라 그가 어떻게 변화했는가가 중요하다.
- 열 장 정도 넘길 때마다 사람들이 웃기를 바란다.
- 일종의 코미디와 같은 이 세계에서 진지하려고 애쓸 수록 더 희극적이 된다.
- 일상적인 세부 상황들의 묘사, 더 가까이 들여다볼수록 덜 현실적이 된다.
- 책을 쓰는 것은 음악 연주와 비슷하다. 처음에 주제를 연주하고, 다음에 즉흥연주를 하고, 그러고 나서 일종의 종결부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