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 그것도 고전에 가까운 추리소설은 정말 오랜만이다.
"아가사 크리스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0.
같은 팀원이 빌려준 책인데, 이번 주말 청주에 와 있는 동안 읽었다. 중학교 때인지 고등학교 때인지 아가사 크리스티의 책을 몇 권 읽은 이후로는 처음이다. (어떤 책을 읽었던 건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1.
10명의 인물이 각기 다른 편지를 받고 인디언 섬에 모인다. 인디언 동요에 따라 차례대로 죽게 되는데, 결국 10명이 모두 죽고 나서야 그들의 죽음이 알려진다. 살인자는 그 10명안에 있다. 이런 식의 추리소설을 오랜만에 읽어서 그런지 꽤 재밌게 읽었다.
2.
범인의 편지...가 가장 마지막에 해결편처럼 나오면서 독자는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는데, 이는 오래된 추리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기법이다. 요즘의 추리소설들은 인물의 대사나 관계, 행동을 두고 전개되는 것보다, 상황 그 자체를 좀 미스테리하게 만드는 플롯이 자주 쓰이는 것 같다. (즉, 독자에게 상대적으로 친절하지 않은 것 같다.)
3.
만화 소년탐정 김전일에서 이 소재도 유사하게 한 번 쓰인 기억이 난다. (초대받은 인물들이 고립된 공간에 갇힌다. 어떤 이야기거리에 따라 하나둘씩 죽거나 사라진다. 알고 보면 범인은 그들 중 하나다! 요런 식의...) 글로서 사람을 웃기는 것도 상당한 경지가 아니면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충분한 개연성과 복선을 갖추면서도(=결말에 이르러 독자가 납득가능한) 뒤통수를 강하게 내리치는 추리소설을 쓰는 것도 상당히 어려울 것 같다.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전집을 사두었는데 언제나 다 읽을 수 있을까.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들도 틈틈히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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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너무도 유명한 오리엔탈 특급열차 (살인사건), 이 소설이 여태 (아가사 크리스티가 아니라) 코난 도일의 것인 줄 알고 있었다. 도통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