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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2014/07/28] 페이스북 이펙트

페이스북에 적는 페이스북 관련 주말 서평. 하루 늦었다.

"이준구, 페이스북 이펙트"

1.
해외 저자가 쓴, 심지어 출간 시기도 거의 같은 동명의 책이 있다. 그 책 아니고 한국 저자가 쓴 다른 책이다. (적어도, 이 책은 페이스북 창업자의 삶, 같은 내용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2010년 11월 출간이니 거의 만 4년 전. 요즘 같은 시대에 완전 고서 취급당할 정도의 시간이다. 심지어 내가 주문해서 받은 게 초판 1쇄인 걸 보면 그닥 반향도 못 일으켰나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지금 회사에 입사 전부터 이 쪽에 관심을 두고 읽었던 모든 it 관련 책 중 거의 첫 손에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상당히 재밌었고, 중간중간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2.
내용 자체가 4년 전 분석이지만, 그 4년 전인 2010년은 대한민국 인터넷 역사에서 사실 남다른 해였다. 2009년을 지나 아이폰이 본격적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지던 시기였고, 삼성이 옴니아라는 쓰레기 취급당하는 실패를 어느정도 빠르게 뒤집어 갤럭시 시리즈를 등장시켰으며, 당시 민간인이었던 친구들은 잘 모르겠지만 전군에 '스마트폰 제한적 허용' 공문이 내려진 해이기도 했다. (그 직전까진 그냥 3g핸드폰도 불가했었다. -_- 사실 그 제한도 '카메라사용불가하니 테이프 붙여!'라는 식의...; 장관인지 참모총장인지가 아이폰이 너무 쓰고 싶어서 그렇게 되었다는 설이 있었다.)

무엇보다, 카카오톡이라는 어마무시한 녀석이 사람들의 핸드폰에 열심히 깔리기 시작한 해이기도 했고, 더불어 '앱'이라는 개념이 금새 익숙해진 시기이기도 했다. 안드로이드라는 운영체제의 이름을 사람들이 대부분 알게 되고, 심지어 그 버전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도 이 때부터다. 동시에, 싸이월드와 네이트가 망해가기 시작하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이라는 신세계가 한국에 뿌리내려지기 시작한 그 시기, 그게 바로 2010년 즈음이다. 

3.
4년이 지난 지금, 예전의 모바일 환경이나 하드웨어 스펙을 참고 쓸만할 이는 거의 없을 정도로 시대가 또 변했지만. 페이스북이 등장하고 성공하고 성장한 본질적인 내용들이 거의 대부분 담겨있는 것 같다. 많은 부분에서 구글과 비교하고 있기도 한데, 이런 부분들도 흥미롭다. IT 좀 아는 사람들은 생각을 좀 확장해볼 수 있을 것 같고, 이쪽에 관심이 있어도 도대체 너무 많아서 뭘 봐야할 지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구글/페북 중심의 웹 세계 입문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뒤의 마케팅 관련 부분은.. 그냥 그런 것도 있다, 정도로 슥슥 읽으면 될 것 같고.)

4.
2010년 기준, 구글은 '2일'에 5엑사바이트의 데이터를 만들어냈다고 한다.(처리가 아니라 '생산'.) 킬로바이트의 약 천 배가 메가바이트, 다시 그 천 배가 기가바이트, 다시 그 천 배가 테라바이트, 다시 그 천 배가 펩타바이트, 다시 그 천 배가 엑사바이트이다. 인류 문명 시작 이후 2003년까지 만들어진 모든 정보를 데이터화하면 '4년 전 기준 구글의 2일 치' 정도가 된다. 페북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로그(기록)와 카피(복사). 예전부터 역사는 이런 식으로 축적되고 전해왔는데, 지금은 그 둘 모두 행위의 대상으로 삼는 것도, 그 행위의 참여자도 비교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사회학이나 인류학을 공부하거나 실천하는 주변의 많은 친구들이, 이 세계를 부차적인 주제가 아니라, 좀 더 핵심적인(?) 연구대상의 하나로 삼으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되게 재밌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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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일에 치이고 나서 책을 봐서 그런가,지속가능한 밥벌이를 찾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착각이 막 든다.


페이스북 이펙트

저자
이준구 지음
출판사
아라크네 | 2010-11-15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5억 명의 사용자를 거느린 거대 제국 페이스북 성공 요인과 마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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