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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2014/09/21] 제주 역사 기행

김포 행 비행기에서 쓰는 자체 선정 제주도 3부작 중 (변경 된) 2편.

"이영권, 제주 역사 기행"

1. 
제주도에 살고 있지 않으면, 그러니까 3대 폭포와 한라산과 몇몇 바다의 풍경을 봐야 하는 짧은 일정을 위해 읽을 만한 책은 아니다. 달리 말하면, 제주도 여느 여행기에 소개될 만한 곳보다는 지역 구석구석 그리고 그에 얽힌 역사가 주를 이룬다. 이런 책을 찾고 있었다.

2.
책 곳곳에서 유홍준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 책의 초판은 2002년에 출간되었기 때문에 유홍준이 나의문화유산답사기 제주편을 쓰기 전이니 그것을 의식해서 쓴 것은 아니다. 지금 저자는 어떻게 생각할까 싶다. 저자는 제주도 사람이고, 서울서 공부하고 귀향하여 고등학교 국사 교사를 하고 있다. 똑같이 역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내부인'과 '외부인'의 시각이 다소 차이가 나는 건 흥미롭다. (물론, 큰 방향에선 유사하다.)

3.
이 책은 한겨레출판사에서 출간됐다. (한반도가 아닌) 제주의 시각에서, 그리고 국가주의적 시각의 반대편에서 쓰인 책이라 읽기에 다소 불편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정도 이들에겐 이미 출판사 이름부터 탈락이겠지만) 그러나 역사를 국가주의 반대편에서 보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우리가 보고 듣고 배우는 거의 모든 역사는 국가주의적이기 때문이다. 정통성이 미약한 이들이 권력을 잡았을 땐 더더욱 그렇다. 그들의 역사는 '호국'과 '애국', 그리고 '충의'와 '선열'이란 단어가 중심이 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무언가가 '세워지는' 형태로 완성된다. 제주에 존재하는 '그런 것'들에 대한 부분이 흥미롭게 적혀 있다. 

4.
선사시대부터 4.3 항쟁까지, 소개된 모두를 다 가볼 수는 없겠지만 제주를 떠나기 전까진 최대한 돌아다녀야겠다. 아직 개정이 되지 않아서 책과는 좀 달라진 모습을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은데, 소개된 지명들을 좀 찾아보니 많은 곳에 이미... 도로가 나 있거나 건물이 올라가 있을 것 같다. 

5.
몇몇 이야기를 요약해서 덧붙일까 싶다가 너무 길어져서; 설문대 할망을 비롯한 설화 이야기는 전에 들었던 제주 설화 강의를 보태서 다시 정리를 할 생각이다. 이재수의 난과 제주 항일 운동의 특성도 모두 새롭게 알게 된 이야기들이었다. 그리고 4.3은... 관련 자료를 좀 더 보고 쓸 예정인데, 정말 슬픈 역사다. 4.3을 소개한 글에 대부분 포함된 문구는.. "무슨무슨 마을의 몇 월 며칠엔, 마을 사람 모두가 제사를 지낸다." 이다. 확인된 것만 3만 명 이상이 죽었다. 마을이 통째로 사라지기도 했다. 제주의 각 세대에게 있어 4.3은 지금 어떤 의미일까. 1년 반 살면서 간접적으로 느끼기로는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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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서울로.


제주역사기행

저자
이영권 지음
출판사
한겨레신문사 | 2004-04-07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이국적 풍광에 만족한 채 제주 여행을 끝낸다면 그것은 껍데기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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